2006년 02월 23일
뇌 이야기 - 브레인 스토리
브레인 스토리수전 그린필드 지음, 정병선 옮김, 김종성 감수 / 지호
나의 점수 : ★★★★
'영국적인 명철한 사고방식 및 글쓰기의 모범' 이라는 말의 의미를 보여주는 정석 과학 교양서적. 시종일관 독자들의 오독과 오해를 피하려는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보통 뇌를 연구한다고 생각하면,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순서가 있다. 천재, 치매, 원숭이, 컴퓨터 등등. 저자는 (어찌보면 한심할 정도로) 부족한 사전지식를 가진 독자들을 다독거리며 뇌를 이루는 신경세포에서부터 차근차근 길을 안내한다. 책의 목차만 보아도 논지의 일목요연함이 드러난다. (괄호안은 나의 설명)

1. 자아를 찾아서 (인트로, 자체로도 훌륭한 신경학 개괄서)사실 이런 주제는 과학분야중에서 대중적으로 인기있는 편이지만, 막상 서점에 가 보면 그저그런 교양서적이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이 '브레인 스토리'는 무엇이 다른가? 유난히 이 책을 돋보이게 하는 점을 몇 가지 짚어보자.
2. 뇌를 이루고 있는 것들 (뇌를 이루는 뉴론에 대한 설명)
3. 기질과 환경 (두뇌에 대한 연구에 항상 따라다니는 논쟁)
4. 세상을 보는 뇌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분야인 시각에 대해)
5. 기억을 담는 창고 (기억에 대한 여러가지 설명)
6. 인공 두뇌 (뇌는 컴퓨터인가? 컴퓨터로 뇌를 복사할수 있을까?)
7. 감정을 느끼는 뇌 (감정이란 무엇인가)
8. 행복을 위한 약물 (신경전달물질과 유사물질에 대한 흥미로움)
9. 가장 뛰어난 뇌의 조건 (울나라 열성엄마들이 가장 열광할.... 과연 그럴까?)
10. 말하는 뇌 (흔히 간과하기 쉬운 사실, 인간은 언어의 동물이다)
11. 의식의 수수께끼 (의식과 무의식, 두뇌의 가장 심연의 비밀)
12. 뇌의 미래
우선 전반적으로 풍부한 임상실례를 들어서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책의 포문을 여는 뇌수술 장면 - 환자는 국소마취만 하고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뇌수술을 받는다 - 부터 분명 독자는 흥미진진한 첨단 의술을 맛 볼수 있을 것이다. 또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이라는 말이 유명해지긴 했지만, 막연히 치매겠거니 하고 생각할 뿐 정확한 증세를 잘 모르는 대부분의 독자들을 위해서 저자는 여러 퇴행성 질환들을 조목조목 설명하고 각 질병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뇌의 구조와 신경전달물질들을 연결지어준다. 각 뇌의 부위별 기능에 대한 설명에서도 '전두엽은 사회적인 양심을 관장한다'는 딱딱한 투가 아니라, 사고로 전두엽을 다친 환자가 보인 성격과 행동의 변화를 설명하며 전두엽의 기능에 대해서 독자들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런 생생한 지식들은 실제로 그 일에 종사하는 임상 의사들이 가지는 풍부한 경험을 통해서만 얻어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의 장점을 십분 발휘한 것 같다.
책 전체에 풍부하게 삽입된 사진들도 무척 재미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저자가 직접 임상실험에 참가한 사진들이 꽤 많다는 것이다. 저자는 실제로 각종 심리학 테스트와 신경학적 검사를 행하기도 하고 원숭이나 쥐 실험을 관찰하기도 하면서 독자들 역시 실제 실험실에 참석한 듯한 생생함을 선사한다. 뉴론이나 시냅스를 설명할때는 10만배로 확대된 전자현미경 사진을 보여주며, 최대한 이해하기 쉽도록 배려해 주고 있다. 어차피 각종 수식과 화학식에 배제된 교양서적에서 모든 것을 글로 설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데, 저자와 편집자는 풍부한 삽화를 통해 이를 해결하고 있다. 아마 BBC 다큐멘터리의 덕도 크게 보지 않았을까 한다.
그러나 이 책에서 가장 맘에 드는 점은 시종 조심스러운 논지전개 속에서도 어설픈 고정관념과 미신에 대해서는 단호히 배격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은 솔직하게 '연구가 필요하다' 고 밝히고, 이미 확립된 분야는 명확하게 설명하고, 논쟁이 되고 있는 최신지견을 조심스럽게 덧붙이면서도, '웃으면 엔돌핀이 나와요' 류의 어설픈 개몽이 자리잡을 틈이 없도록 분명히 선을 긋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서 많은 새로운 사실들을 배울 수 있음과 동시에, 그동안 잘못 알고 있었던 더 많은 상식들을 바로 잡을 수 있다. 그 바로 잡을 수 있는 잘못된 상식 리스트만 해도 한 화면을 가득 채울 수 있을 것이다. (몇개만 맛뵈기)
가장 흔한 두 가지 오해 중 하나는 우리의 두뇌는 여러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어서 각 영역에서 담당하는 있다는 믿음이다. 이런 주장의 근거로 뇌의 한 부분이 손상된 사람들이 특정한 기능 장애를 보인다는 사실이 잘 언급된다. 그러나 엔진플러그가 없으면 자동차 엔진의 시동이 안걸린다고해서 엔진플러그가 엔진의 주요 기능을 담당하는 것이 아니듯 이런 주장은 옳지 않다. 저자는 이런 생각이 틀렸다고 분명하게 알려준다. 두뇌에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센터' 는 없다!!! 흔히 말하는 좌뇌니 우뇌니 영역이니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가장 큰 반응을 보이는 뇌의 영역에 대한 일종의 편의적인 설정일 뿐이고, 궁극적으로 두뇌는 구석구석 거듭 연결되어있는 하나의 유기체로서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강력한 주장이다. 물론 나도 무척 공감한다.
두번째는 울나라극성열성아줌마들이 열광하는 교육에 관한 내용들은 대개 다 틀렸다는 것이다. 뇌의 크기가 클수록 지능이 좋을 거라는, 그래서 아인슈타인은 뇌가 엄청 컸다는 출처를 알 수 없는 낭설 (오른쪽이 바로 아인슈타인의 뇌 사진이다. 평균 성인의 90% 크기이다), 예술을 담당하는 우뇌를 강화하기 위해서 애를 왼손잡이로 키우면 도움이 된다는 둥. 이런 오해들은 하나 배우면 하나밖에 모르는 지극히 단시안적인 우리나라 교육의 폐해와 (좌뇌는 언어와 논리, 우뇌는 공간와 감성, 외워라!!!) 자식교육에 도움이 된다하면 진위여부를 막론하고 달려드는 빗나간 교육열이 만들어 낸게 아닐까?
두번째는 울나라극성열성아줌마들이 열광하는 교육에 관한 내용들은 대개 다 틀렸다는 것이다. 뇌의 크기가 클수록 지능이 좋을 거라는, 그래서 아인슈타인은 뇌가 엄청 컸다는 출처를 알 수 없는 낭설 (오른쪽이 바로 아인슈타인의 뇌 사진이다. 평균 성인의 90% 크기이다), 예술을 담당하는 우뇌를 강화하기 위해서 애를 왼손잡이로 키우면 도움이 된다는 둥. 이런 오해들은 하나 배우면 하나밖에 모르는 지극히 단시안적인 우리나라 교육의 폐해와 (좌뇌는 언어와 논리, 우뇌는 공간와 감성, 외워라!!!) 자식교육에 도움이 된다하면 진위여부를 막론하고 달려드는 빗나간 교육열이 만들어 낸게 아닐까? '브레인 스토리'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상큼한 과학교양서적이다. 현대과학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철옹성으로 군림하는 인간의 두뇌... 그 두뇌에 대해 첫 발 내딛기를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이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다. 의사를 꿈꾸거나, 심리학, 생물학 등에 관심 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한다.
# by | 2006/02/23 18:38 | 책 읽어서 남주냐 | 트랙백(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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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뇌에 관한 BBC 다큐멘터리 <브레인 스토리&..
브레인 스토리 수전 그린필드 지음, 정병선 옮김, 김종성 감수/지호 2005년 9월 14일 읽은 책이다. 이 책은 우리 나라에서 EBS 에서 방영되었던 뇌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책으로 만든 것이다. 원래 BBC 에서 몇 부작에 걸쳐서 했던 것을 EBS 에서 방영했고, 멘사 내에서도 EBS 에서 하는 다큐멘터리 보라고 자유게시판에 올라왔었던 기억이 난다. 그것을 책으로 펴낸 것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알고 싶었던 두 가지......more